마을을 만드는 능력!?#022, 승리
흙먼지를 날리며 떠나가는 적 기병대를 바라보며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우오오오오! 라는 승리의 함성이 벽력처럼 주위로 울려 퍼진다.
"인간을 쫓아내셨어!"
"후지와라 님의 힘이시다!"
"우리 마을은 지켜진 거야!
랑족원들은 모두 환희했다.
당연하겠지.
인간에게 그동안 계속 공격당하고 빼앗기기만 했었다.
그렇기에 패주하는 인간의 군을 앞에 두고 그들이 기뻐하지 않을 턱이 없다.
그리고 랑족의 환희는 내 마음에도 변화를 주고 있었다.
집단 심리라고 말해야 할까, 내 안에서 인간을 죽였다는 죄악감이 누그러지고, 마을을 지켰다는 고양감이 강해진 것이다.
하지만 방심하는 것은 아직 이르겠지.
기마대가 보병부대와 합류하면 과연 어떤 행동에 나설 것인가.
물론, 다시 공격해 올 가능성도 있다.
나는 가만히 기마대의 뒤를 바라보았다.
이대로 후방부대와 함께 후퇴해줘.
그런 생각이, 내 마음을 차지하고 있었다.
"무슨 일 있었나요?!"
북문의 소란탓에 각 문에서 연락병이 사태를 확인하러 찾아왔다.
나는 기마대를 퇴각시킨 것을 전하고 연락대를 돌려보냈다.
얼마 뒤, 서문과 동문에서 대지가 흔들리는 듯한 환호성이 들려왔다.
결국, 적의 기병대는 후방 부대와 합류하고 그대로 북쪽으로 떠나갔다.
팔방에 탐색병을 보냈지만, 적의 그림자는 조금도 찾아 볼 수 없다.
나는 감시병을 다수 남겨두고 점차 마을의 경계 체제를 해제했다.
그리고, 땅에 뒹구는 적병의 시체를 묻도록 수인에게 명령하고, 또한 죽은 짓눌려서 남겨진 병사 하나를 사로잡았다.
이윽고 날은 저물고, 주위를 검은 어둠이 감쌌다.
마을 주위 돌담에는 불이 피워졌고 수인들이 교대로 밤새도록 경계에 임하고 있다.
심야, 내 침대에서 나는 천장 조명을 바라보고 있었다.
적병은 정말 그대로 나라로 후퇴했는가.
실은 퇴각은 위장이며 오늘 밤 야습을 걸어오는 것이 아닐까.
잠들 수 없다.
끝이 없는 불안이 나를 잠들지 못하게 한 것이다.
나는 참지 못하고 침대에서 빠져나왔다.
옷은 갈아입지 않았고 전투복인 채다.
옷 위에 장구를 채우고, 집을 나서자 만천의 별빛이 날 맞이했다.
쌀쌀하다.
구름이 없기 때문에 열을 가두지 못해 낮에 비해 밤은 추워졌다.
나는 트럭을 타고 문을 나섰다.
어슴푸레한 마을의 대로를 헤드라이트 빛이 비친다.
이윽고 북문에 도착해서 하차하니, 기다리던 것처럼 말을 걸어왔다.
"후지와라 님, 어쩐 일이십니까?"
그 목소리는 지하루 족장의 것이었다.
"잠들지 못 해서. 당신은?"
"조금 상황을 보러 왔습니다"
북문의 경계는 현재, 랑족과 너구리족이 담당하고 있다.
지하루 족장의 성실한 성격에서 짐작건대, 그는 이 돌담 위에서 하룻밤을 밝힐 샘이었겠지.
둘이서 돌담 계단을 올라, 돌담 위에서 북쪽 방향을 바라본다.
어렴풋하게 달빛이 대지를 비추고 있다.
하지만, 수백 미터 앞에는 칠흑의 어둠이 있었다.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무섭다.
왜냐하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모른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저 검은 어둠 속에서 적병이 다가오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 생각하니 역시나 불안해졌다.
그날, 나는 밤을 지새우며 돌담에서 머나먼 어둠의 세계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나는 다시 탐색을 명했다.
그 결과, 적영은 없음.
아무래도 적군ㅇ는 틀림없이 철수한 것으로 보인다.
이리하여 마을에 다시 평화가 찾아온 것이다.
그럼, 마을이 평화해졌다면 새로운 할 일이 있다.
나는 점심 식사 후 여관을 향했다.
화제를 돌리자면 이 마을에는 감옥이라는 것이 없다.
마을은 부족 단위로 나누어 일정한 자치권과도 같은 것이 있다.
무언가 문제가 발생하면 그 부족 내에서 판가름하는 것이다.
치안에 관해서 내가 나설 차례라고 하면 고작해야 다른 부족끼리 다움이 일어났을 때 정도.
그것조차도 대부분이 족장끼리의 회담으로 해결된다.
그래서 사용하지 않는 여관방을 감옥 대신 삼아 어제부로 포로가 된 기사를 넣어 두었다.
감시로서 방 앞에는 검을 가진 두 랑족이 서있다.
참고로 그들이 가진 검은 어제 죽은 적병에게서 떼어 낸 것이다.
"들어갈게요"
닫혀있는 맹장지 앞에서 말을 걸었지만 대답이 없다.
그러나 타탁하는 다다미를 밟은 소리가 방 안에서 들려왔다.
나는 맹장지를 열었다.
방 구석에는 두려워하며 몸을 움츠린 갈색 머리의 청년이 있었다.
당연히, 갑옷이나 무기는 모두 빼냈으며, 그가 몸에 지니고 있는 것은 갑옷 아래로 입고 있던 하얀 상하의 밖에 없다.
"뭐, 뭐야?! 내게 손가락 하나라도 대봐라! 왕국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대사였다.
"호오. 그럼, 당신은 산드라 왕국에서 높은 지위에 있는 자라는 건가요"
"으……"
아차라는 표정을 짓는 청년.
그리고 그는 약간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그, 그렇다! 나는 바이텐하르크 백작가 적자인 로맛트?바이텐하르크다! 나를 국가로 돌려보내면 얼마든지 돈을 받을 수 있을 거다!
그러니 나를 나라로 돌려보내라!"
눈 앞의 청년――로맛트는 아무래도 뻔뻔하게 나가기로 한 모양.
하지만 돈이라.
마음을 뒤흔드는군.
여하튼 현재 자금은 500억엔에 약간 못 미친다.
하지만 지금은 돈보다 우선 정보이다.
"돈보다 나는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거짓말하지 말고 내 질문에 대답해주세요. 그것만이 당신이 죽지 않는 유일한 길입니다"
죽음이라는 단어를 로마트는 히이거리며 무서워했다.
딱히 아무 말하지 않더라도 진심으로 죽일 생각은 없다.
단순한 위협이다.
그러나 위협하는 데는 재주가 없다.
그래서 나는 머리 장구를 벗기고 자신이 인간임을 알려주었다.
"너, 너는 이, 인간이었나?!"
당근과 채찍.
수인 투성이인 이 마을에서 나라는 동족의 존재가 로제트에게는 희망의 빛처럼 느껴질 테지.
"네. 맞아요. 그러니 신용해주세요.
당신이 내 질문에 대답해준다면 목숨은 살려줍니다"
"아, 알았어"
"하지만 그전에――
나는 한 손에 들고 있던 술을 쿵 하고 책상 위에 놓았다.
"일단 한 잔 하지 않겠습니까. 술이라도 마시면 이런 장소라도 어느 정도 마음이 풀리겠죠"
주머니에서 종이에 감싼 잔을 꺼내서 조르륵 술을 붓는다.
확 풍겨오는 코를 자극하는 알코올의 냄새.
로맛트는 꿀꺽하고 목을 큰 소리로 울렸고 유혹당한 것처럼 두 손과 두 무릎을 술이 있는 곳으로 접근했다.
"부디"
"아, 아아"
로맛트는 책상 앞에서 가부좌를 틀고 손을 내밀어 잔을 잡는다.
그리고, 단숨에 잔의 술을 삼켰다.
"카아―! 드문 술이지만 나쁘지 않아!"
탁, 이라는 속 시원한 소리가 울리면서 잔을 책상에 놓는다.
어쩐지 순식간에 기세가 좋아졌다.
"여기, 또 한잔"
"어, 미안하군"
새롭게 부어진 술도, 또 단숨에 마셨다.
아무래도 상당히 술을 좋아하는 것 같다.
"슬슬,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겠습니까?"
나는 비어있는 잔에 술을 따르지 않고 물었다.
"응? 아, 그랬었지. 응, 좋아, 뭐든 물어주게"
"어떻게 이 마을에 대해 알았나요"
"응, 그건 말이지, 뭐시기 학자라는 제자가 밀고했어.
수인들이 이 땅에 마을을 만들었다고"
학자의 제자.
프로스트의 제자를 말하겠지.
로맛트는 말을 이었다.
"솔직히 이야기를 들은 녀석은 전혀 믿지 않았지만, 그 제자는 목숨을 걸어도 좋다고 말을 꺼낸 것 같아.
그렇게까지 말하면, 아무래도 믿지 않을 수 없지. 확실히 수인들은 남쪽을 향했으니까 말이야.
그래서, 함께 그 마을에 갔다고 하는 뭐시기 학자를 호출해서 슬쩍 위협했더니 완전히 똑같은 말을 했기에, 이리하여 군이 편성되었다는 것이지"
말이 끝나자, 로맛트는 쓰윽하고 잔을 옮기고, 술을 요구했다.
나는 그 잔에 술을 부으면서 역시 프로스트네가 원인이었나 하고 낙담했다.
그때, 그들을 도운 것은 어설픈 판단이었을까라는 후회와 비슷한 감정이 가슴에 스며든다.
아니, 새삼스러운 이야기다.
애초에, 내가 그들을 버리지 못 했다.
돕는 것 말고는 선택지가 없었던 것이다.
"이 땅에 침공한 이유는? 이 땅은 당신들에게 있어서 저주받은 장소였을 터.
이런 곳을 점령해도, 언젠가 땅울림에 의해 다대한 피해를 받을 뿐이겠죠"
"응? 아니, 이 저주받은 땅을 편입시키려고는 생각하지 않아.
요컨대 식민지화다.
수인들을 일시키고, 맛있는 부분만 빨아먹으려는 속셈이었던 것이지"
부드러운 어조.
수인을 노예로 만든다는 이야기를, 변명도 없이 태연한 모습으로 말하는 로맛트.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 탓에 안심한 것이겠지.
내 말투나 술도, 그의 태도를 대범하게 한 원인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번에 산드라 왕국은 패배했습니다.
그게 적룡 기사단이었나요?"
"흥! 우리나라에는 4개의 정예 기사단이 있다!
적, 청, 황, 녹!
각각이 위대한 용에 비유한 기사단이다! 이 사룡 기사단이 힘을 합치면, 이런 도시 따위 대수롭지 않지!"
잔으로 턱하고 책상을 두들기며 로맛트는 말했다.
과연, 4개의 기사단이 산드라 왕국의 주력군.
이건 프로스트에게 들은 대로다.
다른 기사단도 적룡 기사단과 동일한 정도이고, 그 규모는 2000명 정도.
이에 민병이나 각지의 영주군이 더해져 산드라 왕국의 거대한 군이 완성된다.
"하지만, 기사단의 꽃은 기마이겠죠. 기마로는 이 마을의 벽은 무너지지 않아요"
"핫핫! 뒤에 있는 보병부대를 보지 못했나?
이 땅의 훨씬 북쪽에 있는 영지, 안브로슈바 백작과 사라보나 백작의 보병군이다!
불과 두 영지에서의 징병으로 4000을 넘는 숫자다!"
"그건 무섭네요"
"그렇지?"
진짜로 무섭다.
4000의 병사에게 둘러 싸이면 마을은 끝이다.
뭐, 그렇게 되기 전까지 승리를 굳히는 것이 이쪽의 전략이지만.
"너도 인간이지.
들었다고?
이 마을의 지배자가 인간이라는 것을 말이야.
즉, 네 것이다.
마을을 넘겨주면, 내가 높은 사람에게 흥정해서 편의를 도모해주지. 어떠냐?"
나는 그 권유에 고개를 가로젓는 것으로 답하며, 새로운 질문을 로맛토에게 부딪쳤다.
"수인과 인간, 서로가 손을 잡는 방법은 없을까요"
"흠, 무리군. 약자가 강자의 양식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습니까"
수인과 인간이 사이좋게 지내리라고는 딱히 기대하지 않는다.
그게 가능했다면, 애초에 수인들이 지금 없었을 터이다.
하지만 그래도 물어보고 싶었다.
단지 그것뿐.
그리고 그 뒤로도 술을 마시며 유창하게 로맛토는 나라의 사정을 이야기했다.
이전 프로스트에게 들은 이야기와 중복되는 부분이 많이 있었지만, 이야기의 신빙성이 증가했다는 것은 결코 쓸데없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정보 수집의 가장 큰 수확은, 역시, 이 땅을 식민지로 삼으려고 하는 이야기겠지.
산드라 왕국은, 이 땅에 거주하지 않을 것 같다.
즉, 그들 인간에게 있어서, 이 땅은 여전히 살 수 없는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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