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만드는 능력!?#021, 기사단
따뜻한 봄이 끝나고 무더운 여름이 찾아왔다.
쨍쨍한 더위 이기는 하지만, 일본의 질퍽질퍽한 여름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온은 일본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탈수 증상 따위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여름이 지나고 계절은 가을.
꽤나 기온이 내려 지내기 편해졌다.
또한 이 계절에는 장마가 존재하며 근소하지만 비가 내린다.
마른 대지에 스며드는 단비.
곧 겨울이 찾아온다는데 대지에는 드문드문 잡초가 나오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잉― 지잉― 지잉― 지잉― 거리는 요란한 소리가 돌연 마을 중에 울려 퍼진다.
"뭐야?!"
캐서린의 몸을 등받이 삼아 느긋하게 낮잠 자고 있던 나는 황급하게 몸을 일으켰다.
혼란은 일순간일 뿐.
내 머리는 즉시 상황을 이해했다.
마을 돌담 위에 설치한 징을 몇 번이고 두들기고 있는 것이다.
징이 시간을 알릴 때 울리는 것은 1번, 그러나 몇 번이고 울리는 것은――.
"후지와라 님! 후지와라 님!"
외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두들겨졌다.
그 목소리는 지하루 족장의 것이 아니다.
다른 자의 목소리다.
즉 이것은, 지하루 족장에게 전할 틈도 없을 정도로 화급한 사태라는 것.
이때, 그 느긋하신 캐서린 님께서도 심상찮은 위기를 짐작하고 고개를 들었다.
"왜그러세요!"
예감은 들었다.
하지만, 그 생각이 어긋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나는 문 너머에 있는 자에게 물었다.
"인간이! 북쪽에서 인간의 군대가!"
그것을 듣고 나는 이를 악물고 주먹을 꽉 쥔다.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인간의 군대.
즉 산드라 왕국의 군이 이 땅에 찾아온 것이겠지.
"위치는!"
"고대(高台)에서 아득히 먼 곳에서 모래 먼지가 보인다고!"
고대란 북쪽 수 킬로 떨어진 곳에 위치에 건설한 감시대를 말한다.
프로스트가 떠난 이후, 최악의 사태를 상정해서 이쪽도 다양하게 준비했던 것이다.
"모두를 마을 안으로 대피 시켜라! 곧장 나도 북문으로 간다!"
더 이상 공손한 말을 사용할 여유는 없다.
나는 즉시 전투복으로 갈아입고 트럭 화물칸에 빠른 속도로 【활】과 【화살】을 구입.
그것이 끝나고 트럭 좌석에 탑승해 자택을 나섰다.
멀리서도 북문으로 점점 마을 주민이 모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전부라기에는 수가 맞지 않는다.
"길을 열어라!"
북문 부근, 인파 속으로 난 길을 트럭이 나아간다.
"오오, 트럭이다"
"후지와라 님의 트럭만 있으면 인간 따위……"
내가 타는 트럭은 말하자면 상징.
마을에 온 자는 먼저 이 트럭에 두려워한다.
이런 거대한 짐승이 있었다는 것에 대한 경외심.
그렇기에 이 마을 사람들은 트럭의 모습에 안정감을 가진다.
나는 북문 뒤에 트럭을 정차 시키고 하차한 뒤 화물칸을 열었다.
"활과 화살이 있다! 활을 사용할 수 있는 자는 활을 쥐어라!"
그들 대부분은 원래 농작과는 무관한 세계에서 살아온 자들이다.
인간과 교역을 주로 삼아 살아온 고블린족을 제외하면 모두 활은 익숙할 것이다.
"북문은 나와 랑족! 서쪽은 조족과 범족과 룩족과 코볼트족! 동쪽은 돈족과 묘족과 너구리족! 고블린족은 보급계다!
발이 빠른 자는 연락계를 해라!
모든 주민과 낙타를 마을 안에 들이는 대로, 문을 닫아라!
그다음은 내 지시가 있을 때까지 절대로 움직이지 마라!"
유창하게 혀가 돌아간다.
모두도 내 지시에 따라 거침없이 움직인다.
여름에 한 번, 모두 훈련한 적이 있다.
그렇기에 나도 모두도 큰 혼란 없이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돌담에 올랐다.
아득히 먼 곳에서, 높고 가는 모래 먼지가 피어오르고 있다.
예상보다 빠른 진군 속도다.
쌍안경으로 봤지만 맨눈과 그다지 차이가 없고 고작해야 모래 먼지가 크게 보일 뿐이었다.
"저 모래 먼지의 크기가 어느 정도의 수에 해당하는가 아는 자는 있나!"
"기마병이 300~500기 입니다!"
내 물음에 랑족원 안에서 곧장 대답이 되돌아왔다.
"기병이 300~500이라……"
나는 중얼거리며, 옆에 놓아둔 작은 주머니를 보았다.
그 안에는 온갖 탄창이 꽉 차 있다.
이윽고 각 문에서 자기 부족원들이 모두 마을 안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속속 도착했다.
그것은 랑족도 마찬가지로, 내 옆으로 지하루 족장이 도착했다.
그리고 적군이 왔다.
300미터 정도에 위치하고, 이쪽을 위압하는 것처럼 포진하는 기마대.
수는 대략 500.
모두, 은색으로 빛나는 갑옷을 똑같이 입고 있으며, 그것이 500기나 대열을 짜고 늘어선 모습은, 영화를 방불케하는 장관이었다.
그런 가운데 기마대 안에서 한기가 앞으로 나온다.
그 때문에 랑족 몇 명인가가 활을 당겼다.
"기다려! 내 지시가 있기 전까지 절대로 쏘지 마라!"
랑족과 가장 교제가 길다.
그렇기에 이 자리에 두었다.
참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산드라 왕국 적룡 기사단 소속이다!
이 땅은 우리 산드라 왕국의 것!
그러므로 이 땅에 만들어진 마을도 우리 산드라 왕국의 것이다!
자, 마을을 열고 넘겨라!"
얄미운 태도로 지껄이는 적의 기병.
너무도 오만한 요구이며, 이쪽을 끝없이 아래로 여기고 있다는 증거였다.
물론, 그런 요구를 따를 리 없다.
이 땅은, 이 마을은 내 것이다.
"이 땅에 너희가 살고 있지 않으며 우리가 살고 있다!
따라서 이 땅은 우리의 것이다!
이 마을도 우리가 만들었다!
따라서 마을도 우리의 것이다!"
나도 목청껏 고함쳤다.
양보하지 않을 거라는 뜻을 담아서.
나에 이어서 랑족들도 "맞아!" "꺼져라!" 라며 입 모아 외친다.
"산드라 왕국 최강의 적룡 기사단이 보이지 않는 건가! 항복하지 않으면 몰살할 것이다!"
기병이 분명한 분노를 담아서 말했다.
하지만 내 대답은 변하지 않는다.
"몇 번이라도 말하지! 여기는 우리가 사는 땅이다! 빨리 물러나라!"
"후회해도 모른다!"
요구가 통하지 않는다고 보고 말머리를 돌려서 떠나는 기병.
순간, 랑족원들이 소란스러워졌다.
"어이, 저건?!"
"아직 더 있었나!"
그 원인은 아득히 먼 곳.
"후, 후지와라 님! 훨씬 뒤편에 모래 먼지가 보입니다! 수가 너무도 많습니다! 식량 수송대가 아닙니다! 새로운 방법입니다!"
공포에 떨리는 것처럼 지하루 족장은 말했다.
아득히 먼 곳에서 낮게 옆으로 퍼지는 모래 먼지가 보인다.
그렇겠지 하고 난 생각했다.
프로스트네가 우리에 대해 발설했다고 하면, 이 마을이 돌담에 둘러싸여 있다는 것은 적도 알고 있다.
기병만으로 공성전을 할 수 있을 리 없다.
아마도 보병대겠지.
"진정해주세요. 아직 당황할 때가 아닙니다"
그렇다, 우선 나부터 진정해야 한다.
냉정하게, 일단 상황 판단부터다.
아까의 기병은 자신의 부대를 적룡 기사단이라고 말했다.
프로스트의 말을 믿는다면 산드라 왕국 4개의 정예 기사단이다.
적룡, 청룡, 황룡, 녹룡.
고대의 사룡에 비한 기사단, 그중 최강인 적룡 기사단.
유서 깊은 기사단이기에 이끄는 자도 또한 대체할 수 없는 계급인 자가 이끌고 있다.
전군을 지휘하는 대장, 혹은 그에 준하는 자가 저 기사단에 있을 터이다.
또한 기마대가 선행해 온 것은, 과거에 싸우지 않고 수인들을 쫓아낸 경험이 있기 때문이겠지.
기마를 줄지어서 외치면, 저절로 성문을 연다.
잘 하면 이끄는 자가 공적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선행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번에도 싸우지 않고 일이 끝날 거라 생각했나.
물론, 그런 것을 용납할 리 없다.
하지만, 이대로 공성전이 되는 것은 피하고 싶다.
그렇다면 보병대가 오기 전까지 승부를 낼 뿐.
내 안에서 해야 할 일을 정했다.
아니, 정해져 있었다.
조금 어긋났지만, 대략적인 것은 지금까지 시뮬레이트해온 대로다.
나는, 소총의 멜빵끈을 어깨에서 벗겼다.
그러나 갑자기, 내 심장의 고동이 쿵쾅쿵쾅 강하게 맥박쳤다.
앞으로 내가 할 일.
그것은 틀림없는 살인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등에서 차가운 감촉이 느껴진다.
마치 디딜 곳 없는 높은 장소에, 생명줄 하나 없이 서있는 듯한 감각.
당장이라도 손발이 떨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해야만 한다.
언젠가 이런 때가 오리라고 생각했다.
누군가를 죽이는 순간을, 몇 번이고 시뮬레이트 해온 것이다.
――나는 그 자리에서 무릎쏴 자세를 취했다.
『자동』이란 연사을 의미.
그리고 목표는, 방금 항복을 권고한 기병이, 보고를 하러 간 곳.
그곳에 기사단을 이끄는 장이 있을 것이다.
내 눈을 이미 적장은 파악하고 있다.
부대 안에 있던 단 한 명의 투구를 벗고 있는 젊은 무사.
화살이 닿지 않은 거리이기에 안심하고 군의 가장 선두에 있다.
나는 조준을 맞추고, 방아쇠를 당겼다.
타탕! 하는 고막을 마비시킬 듯한 2연사의 파열음이 광야를 찢어 가른다.
이에 따라, 움찔하고 몸을 떠는 수인들.
소총의 연사는 몇 발이라도 가능하지만, 이때 2발으로 억제한 데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총을 쏠 때의 반동.
총신이 위로 떨리는 것이다.
2발까지라면 어긋남은 적고 목표에 적중한다.
하지만 3발째 탄이 발사될 때에는 총신이 위로 흔들리며, 지금까지 연습에서 한 번도 목표를 유지하지 못 했다.
그러므로 2발.
그리고 그 2발의 총알에 의해 쓰러진 것은, 적장으로 보이는 남자 옆에 있던 자.
그 주위에서 말이 날뛰며, 기병들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당황하고 있다.
나는 반동으로 어긋난 초점을 다시 맞춘다.
그리고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쓰러진 것은 또 다른 자.
소리가 울릴 때마다 누군가가 쓰러진다.
그것은 두려움 이외에 무엇도 아니겠지.
또한 4번째 파열음이 울리며, 적장이 쓰러졌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
아직 죽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중 4발은 지면을 뚫고, 그리고 나머지 2발은 적장의 몸에서 피라는 붉은 꽃을 피웠다.
그리고, 마침내 적병은 깨달았다.
누구의 옆에 있으면 휘말려 드는 것인가를.
자연스럽게, 병사들은 자신의 장군에게서 멀리 떨어졌다.
다리를 세우고 소총을 놔두고, 나는 쌍안경으로 기사단장을 보았다.
움찔거리고 움직이지도 않는다.
팔도 날아가 있다.
죽은 것이다.
나는 그렇게 결론지었다.
그러자 위 속의 내용물이 치솟았다.
나는 억지로 그것을 삼키며, 다시 소총을 손에 들었다.
말에서 내린 한 사람이 적장에게 접근한다.
나는 그 녀석을 쏘았다.
주저하지 않는다.
내 심중에 현재 있는 것은 냉철한 감정뿐.
적장은 설령 죽어서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시체는 이 장소에 방치된 것이다.
수단을 알 수 없는 공격과 적장의 잔혹한 죽음.
이것이 내 작전.
적의 퇴각을 유혹하고, 그 후 남침을 억제할 한 수였다.
물론, 2, 3의 수도 얼마든지 있다.
내 시선 끝으로, 또 다른 한 사람이 적장에게 접근했고, 그 녀석도 쐈다.
――그리고 적 기병대는 퇴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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