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만드는 능력!?#019, 인간 2

 나는 일단 그 자리에 있는 수인들을 해산시켰다.

지하루 족장은 나만이 인간에게 남아 있는 걸 걱정해서 마지막까지 남았지만 스스로를 지킬 수단이 있다고 말하고 돌려보냈다.

그리고 현재 북문 앞에 있는 것은 나와 세 명의 인간뿐이다.

 

"커흠"

 

딱히 의미 없는 헛기침.

하지만 내가 뭔가를 하는 것만으로도 셋은 몸을 움찔거린다.

그들의 눈에는 캐서린 위에서 내려다보는 내가 무척 강한 수인으로 비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선 그 공포를 불식시키지 않는 한 침착히 대화를 나누는 것은 불가능하겠지.

 

그런 이유로 나는, 헬멧, 고글, 페이스 마스크를 벗겨 나갔다.

 

"아……아앗……!"

 

장신 금발 남자에게서 환희에 떨리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두 사람도 눈을 동그랗게 떴으며 그 눈동자는 놀라움과 기쁨의 색이었다.

 

"다, 당신은 인간이었던 겁니까?!"

 

"네, 이 마을의 장을 맡고 있는 후지와라라고 합니다"

 

"아아……, 가뭄에 단비라도 만난 기분이군요……!"

 

손을 쥐고 하늘에 기도하는 금발 장신의 남자.

다른 두 사람도 얼굴을 빛내고 있다.

 

"그런데 당신들은?"

 

"아, 이거 실례했습니다.

저는 산드라 왕국에서 지리학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프로스트라는 자입니다.

이쪽 둘은 제 제자이며……어서 인사하렴"

 

다른 두 사람이 나에게 자기소개를 했다.

나는 거기에 끄덕임으로 답했다.

 

"그런데 여기서 당신들에게 식량을 주더라도, 돌아가는 길에 스라소니에게 습격당할 뿐이겠죠"

 

"읏……그말대로 입니다"

 

"맨몸으로 여기까지 온 겁니까?"

 

이 질문에 두 제자가 얼굴을 붉혔다.

 

"이 둘은 활을 다룰 수 있습니다만, 여하튼 갑자기 습격당한지라.

도망치는 게 기껏이라 활은 마차 안에 둔 모양입니다. 이거, 부끄럽군요"

 

타하하,하며 부끄러운 듯이 일의 사정을 고백하는 프로스트.

제자를 비난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아 프로스트는 사려가 깊을지도 모른다.

 

"어찌됐든 지치셨겠죠. 오늘은 일단 마을에서 휴식을 취하시는 게 어떻습니까.

후일에 스라소니가 없는 땅까지 보내드리죠. 당연히 식량도 필요한 만큼 드리겠습니다"

 

"오오, 그거 고맙군요"

 

분명 눈이 닿는 장소에서 죽는 것을 간과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공짜로 돌려보낼 생각은 없다.

일단 정보를 쥐어 짜낸다.

그리고 우호를 맺고 이 땅에 대해 발설하지 않도록 약속받자.

이것만은 반드시 지켜주어야 한다.

 

그게 안될 경우……각오를 다져야 하겠지.

 

"마을에 들어가기 전에 주의 사항이 하나 있습니다.

이미 아시겠습니다만 마을 주민은 인간이 아니라 인간에게 쫓겨난 자들뿐입니다. 결코 자극하지 마세요. 무슨 일이 있어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아, 알겠습니다……. 너희도 알겠지?'

 

"아, 예'

"아, 알겠습니다"

 

우선 프로스트가 이해하고 제자 둘도 수긍했다.

 

"그럼, 따라와 주세요

 

이리하여 나는 셋을 데리고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문으로 들어가자 일본풍 거리에 지적 호기심이 자극받았는지 세 사람은 두리번두리번하며 신기한듯한 시선을 여기저기 보낸다.

 

조금 있다 도착한 곳은 평소에는 닫혀있는 여관.

그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간다.

 

"자, 어서 오세요. 신발은 벗어주세요"

 

한 달에 한 번, 마을 사람이 청소를 해준 덕분에 안은 깨끗하다.

하지만, 입구에서의 빛만으로는 어스레하다.

나는 닥치는 대로 창문을 열어서 외부의 빛이 들어오게 했다.

그리고, 세 사람을 객실로 안내했다.

다다미와 책상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방이다.

 

"앉으세요"

 

"그, 그럼……"

 

프로스트가 앉자 제자 둘도 앉았다.

다다미가 신기하다는 듯이 감촉을 확인하고 있다.

 

"마실 거리를 가져 오려 했습니다만 식사가 괜찮을까요"

 

그러자 제자 하나의 뱃속에서 꾸르륵하는 소리가 울렸다.

 

"그럼, 식사를 가지고 올게요"

 

"아, 물은 제자가 물마법을 사용할 수 있으니 컵만 가져와 주시면.

이 땅의 물이 우리에게 맞는지 모르기에"

 

"그럼, 그렇게 합시다"

 

"죄송합니다. 대접받는 입장인데 제멋대로 굴어서"

 

"아뇨, 괜찮습니다. 당연하죠"

 

나는 방을 나와 1층으로 가서 『마을 데이터』를 호출했다.

 

자, 무엇을 그들에게 낼 것인가.

그들이 모르는 재료를 사용해서 요리를 내버려서 이 땅에 흥미를 가지게 하는 것도 곤란하다.

가능한 그들에게 가치 없는 식재료를 사용한 요리가 좋겠지.

 

그렇다면 역시 빵인가.

이 세계의 인간이 빵을 먹는 것은 들어서 알고 있다.

그러나 빵의 좋고 나쁨도 주의해야 한다.

식빵 따위는 원래 세계에서도 근대에 발명된 것.

이쪽에서는 아직 없을 가능성이 있다.

그럴 경우, 만드는 방법을 시시콜콜 캐어물어도 귀찮다.

일단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납짝빵――【난】을 그들에게 내야 하나.

나는 눈앞의 화면을 조작해서 【난】【삶은 계란】【소금】을 【구입】했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야채 따위는 저녁때 주자.

고블린족이나 코볼트족에게 인간은 어떤 걸 먹고 있었는지 물어보고 대접해야지.

나는 요리가 원래 걸리는 시간만큼 기다린 뒤 방으로 요리를 가지고 갔다.

 

그 뒤 화장실에 대해 설명하고, 목욕물을 끓이고, 갈아입을 옷을 준비해서, 가능한 그들에게 친절히 대했다.

전부 나 혼자서.

이세계에 온 뒤로 가장 힘든 노동이었을지도 모른다.

 

몸이 깨끗해진 그들에게 저녁 식사때까지 느긋하게 있어달라고 말했다.

그리고 저녁으로 술과 야채와 고기 따위를 대접했다.

 

 

 

――저녁 식사 후.

 

"이거, 오늘은 정말 고맙습니다"

 

내 앞에는 일본주가 담긴 잔을 들고 웃음을 보이는 프로스트가 있다.

방에 두 제자는 없다.

스승과 같은 방이라면 편하게 쉬지 못할 것 같아서 그들에게는 다른 방을 준비했다.

 

"아뇨, 신경 쓰지 마세요"

 

"그건 그런데 이 마을 굉장하네요. 본 적 없는 독특한 건축뿐입니다만 무척 품위가 있습니다.

통일성도 훌륭합니다.

이건 당신이?"

 

"네. 제가 고안한 건축기술입니다"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나는 거짓말했다.

진짜 고안하신 분, 죄송해요.

 

"과연, 견식이 깊으신 분인 것 같군요. 수인들이 당신을 따르는 이유를 잘 알겠군요.

역시 이 세상은 지혜.

머리가 좋은 자가 위에 올라서서 나라를 안정시키고 사람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해야 합니다.

그리 생각하지 않습니까?"

 

과연.

머리가 좋은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 같다.

나 자신도 그런 점이 있기에 잘 알 수 있다.

물론, 나는 딱히 머리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하지만 프로스트가 말한 것이 그리 잘못된 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러네요. 사족을 붙인다면, 지혜와 성실함. 이 두 개가 있으면 아랫사람들은 행복해지지 않겠습니까"

 

"오오, 대단하군요! 역시 당신은 머리가 좋은 분이군!"

 

왠지 칭찬받아 버렸다.

 

"아뇨, 학자인 당신에게는 당해내지 못하죠"

 

"이거 참, 겸손하시긴

 

나를 격찬하면서 프로스트는 갈색의 술병의 입구를 내게 내민다.

나는 비어 있던 수중의 잔으로 그걸 받고, 이쪽도 다른 술병을 잡고 프로스트에게 술을 권했다.

 

"그런데, 지리학이라 하면 지진에 대해 조사하러 오신? 아니면 광물이나 식물 따위를 조사하러 온 겁니까?"

 

"그러고 보니 여행의 목적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군요.

여기서 남쪽으로 더 가면 사막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신지?"

 

"에에. 이런 곳에 살고 있으니까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그럼, 그 끝은?"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 끝에 뭐가 있는지 조사하러 온 겁니다!"

 

갑자기, 흥분한 것처럼 콧김을 거칠게 내쉬는 프로스트.

 

"하지만 계속 사막이 있을 뿐이고, 아무것도 없을지도 몰라요"

 

"그럴지도 모릅니다만, 하지만 그렇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이 눈으로 봐야 알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과연, 분명 말씀하신 대롭니다"

 

그저 머리가 좋기만 한 것이 아니다.

그 탐구심과 행동력은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시 위험하군요. 북에서 온 말이 사막의 더위에 견딜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리가 깊게 빠지는 모래땅이 말의 체력을 빼앗겠죠.

아니, 마차라고 하셨죠.

사막 안으로 간다는 것은, 그야말로 진창 안으로 간다는 것이죠?

마차로는 금세 바퀴가 빠져서 서서 죽게 되는 거 아닌가요?"

 

"윽……실은 저 사막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저 모래로 만들어졌다는 것만 압니다. 그래서 지면이 딱딱한지 부드러운지도 모른 채……"

 

자신을 부끄러워하는지 점점 목소리가 작아져가는 프로스트.

 

"그랬습니까. 뭐, 어쨌든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자,  한잔하시죠

 

"이거 죄송합니다"

 

내가 술을 붓고, 프로스트가 잔에 입을 댄다.

그 직후, 나도 술잔을 둘려 받고, 한 잔 기울였다.

자, 이제부터가 본제다.

 

"지금, 도시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나는 산드라 왕국에 대해서, 말끝을 흐리면서 물었다.

직구로 물어보면 수인들을 다수 책임지는 입장상, 이상한 의심을 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도시라는 애매한 단어를 사용했다.

프로스트가, 도시라는 단어를 어떻게 해석하든 관계없다.

거기서부터 이야기를 펼쳐나갈 생각이다.

 

"도시? 아아, 산드라 왕국인가요. 솔직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네요"

 

빙고.

도시를 산드라 왕국 자체라고 판단한 것 같다.

 

"좋지도 나쁘지도? 이거 참 시골 생활인 제가 판단하기에 곤란한 평가군요"

 

"왕은 정치와 서먹 우유부단.

교회가 싸움을 금지하고, 간신히 평화가 찾아왔거늘 간신들의 의견에 현혹당해 국고의 돈이 늘어날 기미도 없다.

그러나 극단적인 악정을 펴고 있는 것도 아니기에, 커다란 천재라도 일어나지 않는 한 백성이 굶주리는 일은 없겠죠.

그러므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는 말입니다"

 

교회란 대륙 제1 종교인 라시아 교를 말하겠지.

고블린족과 코볼트 족이 인간은 우선 이 종교의 신도가 된다고 말했다.

 

"싸움을 금지했다뇨?

여기 있는 수인들은 인간에게 쫓겨났다고 들었습니다. 그게 수인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는 건가요?"

 

이에 움찔하고 어깨를 들썩이는 프로스트.

나는 서둘러 말을 덧붙였다.

 

"죄송합니다. 저는 벌써 몇 년이나 이 땅에 살고 있는지라 인간 사회는 완전히 어둡습니다"

 

이상한 대답은 아닐 터이다.

프로스트도 납득했는지 곰곰이 말문을 열었다.

 

"교회는 국가 간 다툼을 금지한 겁니다. 어떠한 이유가 있던지 전쟁을 일으킨 자는 파문에 처한다는 포령(布令)입니다.

지금까지는 어떤 나라도 전쟁만을 하고 있었습니다. 계속 밖의 이익을 추구했습니다.

그러나, 그걸 할 수 없게 되자 내부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수인이 살던 토지는 근소합니다.

하지만 그 『근소』 조차 간과할 수 없는 시대가 찾아온 겁니다.

설령 『근소』하더라도 그것을 모으면 『태산』이 된다는――그런 겁니다"

 

말을 끝내고 턱하고 책상 위에 잔을 놓은 프로스트.

뺨이 붉다.

하지만 그 눈은 이쪽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당신의 진의는 압니다. 걱정이겠죠, 이 마을이"

 

적중이었다.

단 두 개의 질문으로 속내를 알아맞혀져서 나는 동요했다.

하지만, 결코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도록 웃는 얼굴을 하고 손으로 잔을 꽉 잡았다.

 

"당신이 무엇을 생각하고 이 땅에 마을을 만들었는가, 왜 수인을 따르게 하는가, 예상은 갑니다.

……듣고 있나요?"

 

"말하시죠"

 

"당신은, 갈 곳 잃고 굶주린 수인들을 동정해서, 수인들을 위해 마을을 만든 게 아닙니까?

시정자(施政者)에게 필요한 것은 지혜와 성실함이라고 당신은 말했죠.

그게 당신 자신을 말하는 게 아닙니까?"

 

아니, 그건 다르다.

내가 마을을 만든 이유는, 어디까지나 나를 위해서다.

그저, 내 이익을 추구한 결과로 수인들을 구했다는 것은 솔직히 기쁜 일이라 생각한다.

 

인연.

원래 세계에서는, 시도때도 없이 사용돼서 진부해진 말이지만, 이 세계에 있어서 나는 마을의 수인들에게 『인연』을 느끼고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캐서린과는 결코 꼼짝달싹할 수 없는 쇠사슬과도 같은 인연으로 이어져 있지만.

 

"그렇습니다. 나는 수인들을 생각하며 이 마을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이 인간이 살지 않는 땅에서 그저 조용히 평화롭게 사는 것이 소원입니다.

그러니 본국에 돌아가더라도 결코 이 땅에 대해서는 발설해 주지 말았으면 합니다"

 

나는 동정을 부르는 단어를 선택했고 프로스트를 향해 머리를 숙였다.

 

"그만하세요. 입을 막고 싶었더라면 우리를 죽이면 끝날 일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그러지 않았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우리가 당신의 바람을 소홀히 할 수 있겠습니까"

 

그 후, 프로스트는 뭐든지 물어도 된다고 말하기에 이쪽도 사양 않고 이 세계에 대해 물었다.

우선 산드라 왕국에 대해서.

그리고 가져온 천 조각에 이 세계의 지도를 써달라 하고, 세계의 정세도 배웠다.

 

말을 주고받는 것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그는 알고 싶다기보다 가르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았다.

 

날이 새고 다음날 아침 방문했을 때, 프로스트는 아직 자고 있었고, 하루 더 머물러 달라고 부탁해서 낮부터 또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그들이 온 지 3일째 아침.

 

"그럼, 지하루 족장, 뒤를 부탁합니다"

 

"넵, 맡겨 주십시오"

 

지하루 족장에게 마을을 맡기고, 프로스트를 배웅한다.

처음에는 스라소니의 세력권을 지나면 거기서 헤어질 예정이었지만, 이쪽도 저쪽의 선의로 많은 것을 배웠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프로스트는 선생이었고 나는 학생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들을 인간 마을 근처까지 배웅하기로 했다.

 

곁에는 랑족 4명.

모두 낙타의 기수다.

 

낙타는 캐서린을 포함해 5마리 있으며, 3마리 낙타에는 그들과 랑족들이 한 명 씩 탔다.

 

인간과 랑족.

처음에는 서먹한 여행길였지만, 서로의 거리감에 익숙해지면 아무렇지도 않다.

랑족에게는 그들을 『손님』이라 부르도록 미리 말해 두었다.

 

도중에 스라소니가 이쪽이 인원수가 적은 것을 보고 덤벼들었지만 랑족의 활로 손쉽게 쏘아 죽였다.

그리고 9일간의 행정(行程)끝에 그들과 헤어지고, 다시 마을로 돌아갔다.

 

우리가 마을에 돌아온 것은, 마을을 출발한 지 16일 후였다.

돌아가는 길에, 스라소니의 시체는 없어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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