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만드는 능력!?#016, 2년 후 1

 비가 온 뒤 땅이 굳었다고 판단해도 좋겠지.

인간임을 고백한 이후, 나는 랑족이 점점 신뢰하는 걸 느꼈다.

 

이윽고 더운 여름이라는 계절이 찾아왔다.

기온이 40도를 넘는 무더위.

랑족에게는 물을 자주 마시고 또한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을 느끼면 즉시 쉬도록 전달해 두었다.

 

캐서린에게도, 적어도 햇볕을 피할 수 있도록 지붕 달린 작은 창고를 설치했지만, 그녀는 그 안에 들어오지 않고 뜨거운 햇살 아래서 평소처럼 뒹굴고 있다.

 

여담이지만 지방으로 만들어진 낙타의 혹은 에너지의 저장뿐만 아니라 태양열을 차단하는 역할도 담당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캐서린은 뜨거운 햇살 아래서도 태연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다.

대단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한편 나는 냉방이 드는 방에서 한가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루하루가 순조롭게 흘러간다.

이 무렵이 되니 원래 세계가 과거일처럼 생각된다.

 

――그리고 여름이 지났을 무렵, 마을은 다시 전환기를 맞이하려고 했다.

 

낮 기온이 30도까지 내려가서 꽤나 지내기 쉬워졌고 그에 맞춰 내 외출도 많아졌다.

그날도 나는 캐서린 등에 타고 마을을 순회했다.

캐서린의 운동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산책이다.

 

느긋한 걸음으로 캐서린이 마을을 걷는다.

이윽고 13번 구역 공터에 도달하자 아이들의 즐거운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여다보니 내가 준 축구공으로 시끌벅적하게 랑족의 아이들이 놀고 있다.

 

"아! 후지와라 님이다!"

 

아이 하나가 날 발견했다.

그러자 모두 노는 걸 그만두고 "후지와라 니임" "후지와라 님―"이라며 내 곁으로 온다.

 

후훗, 귀여운 것들.

 

그건 그런데 새삼 신기한 기분이다.

모두 머리 위로 귀가 나있을뿐더러 개중에는 완전히 늑대의 얼굴을 가진 아이도 있다.

그들이 어떤 식으로 진화를 달성했는지  진지하게 생각하면 잠들지 못할 것 같으니 그만두자.

 

"잘 지내고 있니"

 

나는 캐서린에서 내려와서 주머니에서 별사탕 봉지를 꺼냈다.

그러자 아이들은 한층 기쁜듯한 얼굴로 나를 향해 양손을 내민다.

 

"순서대로 오렴"

 

나는 그 손바닥에 한 알씩 별사탕을 떨어트린다.

아이들은 받은 즉시 그것을 입안에 던져 넣고 빙글빙글 혀로 굴린다.

맛있게 별사탕을 입에 담는 아이들의 모습 때문에 나는 따뜻해지는 기분이 되었다.

이윽고 입안의 별사탕이 녹아 없어지자 아이들 중 하나가 말했다.

 

"후지와라 님도 공차기 하지 않으실래요?"

 

아이에 어울리지 않는 경어를 사용한 소년.

얼굴은 그야말로 늑대 그 자체이지만 그는 아이들 중에서 가장 머리가 좋은, 리더 격인 존재이다.

한여름의 날, 밖에서 놀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보드게임과 카드를 건네 주었는데 머리를 사용하는 보드게임에서 이 늑대 얼굴 소년에게 시원스레 져버린 것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그럼, 나도 참가해볼까"

 

내가 캐서린에게 "조금 놀다 갈게"라고 말하고 등을 어루만지자 마치 말이 통한 것처럼 그녀는 스스로 길가로 가서 하품을 한 뒤 다리를 접어서 엎드렸다.

그녀는 무척 머리가 좋다.

 

그리고 나는 무거운 방탄조끼를 벗고 아이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하지만 그것도 금세 중단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후지와라 님! 큰일입니다!"

 

안색을 바꾸고 나타난 랑족의 여성.

그 모습은 분명 예사롭지 않았다.

사실, 그녀의 입에서 나온 다음 말이 나를 기겁하게 만들었다.

 

"마을 북동쪽에 다수의 인영이 나타났습니다!"

 

"――! 상대는 인간입니까?!"

 

"아뇨, 아직 너무 멀어서 알 수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농사일을 하고 있는 자들은 모두 작업을 중단하고 마을로 돌아오라고 전해주세요!

아이들은 해산! 집에 돌아가렴!"

 

나는 방탄조끼를 다시 장착하고 캐서린의 등에 타서 자택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헬멧과 페이스 마스크, 고글을 끼고, 거기다 소총을 쥐고 트럭에 올라탔다.

 

북문에서 올 것인가, 동문에서 올 것인가.

잠시 고민했지만 동쪽에서 북쪽으로 돌아가면 시간 손실도 적을 것이다.

나는 일단 동문으로 트럭을 움직였다.

 

"후지와라 님!"

 

트럭을 하차한 나에게 달려온 것은 지하루 족장이다.

 

"상대는 이 문으로 오는 것이죠?"

 

"네, 아직 제법 거리가있습니다만 이쪽을 향해 오고 있습니다"

 

"부족은 알 수 있나요?"

 

"고양이 얼굴을 한 자가 보입니다. 하지만 아직 거리가 멀어서 확실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에 나는 안심했다.

별일 아니다.

굳이 일부러 이런 황무지에 찾아온 것이다, 랑족 때와 같은 흐름이겠지.

 

밭이 있는 것은 동쪽. 북쪽에서 온 만큼 아무 문제도 없다.

조심해야 하는 건 마을 돌담에는 망루가 없기 때문에 활 따위의 공격을 주의해야 한다는 정도인가.

 

나는 돌담에 올라 내방자를 기다렸다.

상대가 이 땅에 접근함에 따라 그 얼굴을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인간에 가까운 얼굴을 한 자들 중에는 분명 고양이 그 자체인 얼굴을 가진 자들이 섞여 있다.

 

약 200미터 정도로 거리가 좁혀졌다.

 

"거기서 멈춰라!"

 

나는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묘족이 멈췄다.

인원은 랑족보다 많은, 300명 정도일까.

 

"용건이 있다면 듣도록 하지!"

 

나는 다시 큰 소리를 질렀다.

그에 답한 것은 묘족의 족장이라 이름 댄 자였다.

 

"다소간 식량을 나눠 줄 수는 없으시온지!"

 

입으로 나온 말은 예상대로 과거 랑족과 다름없는 것.

나는, 얼마 안 되는 질문을 한 뒤, 그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들이 식사를 끝내자 지하루 족장과 함께 묘족의 부족과 회담했고, 그들도 마을 주민이 되는 것을 결정했다.

 

그러자, 그것을 필두로 해서 가을부터 겨울에 이르기까지 속속 다른 종족이 마을에 찾아왔다.

표족, 조족, 록족, 돈족, 너구리족, 고블린 족, 코볼트 족.

 

수인에 대한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발굽을 가진 생물이 어떻게 다섯개의 손발가락을 가진 팔다리가 되었는지 조금 신경 쓰이는 정도이다.

 

그런 것보다 고블린족과 코볼트족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양자 모두, 판타지 소설이나 게임, 영화 따위에서 자주 듣는 이름이다.

어느 쪽도 뾰족한 귀와 큰 코를 가졌고 녹색 피부를 가진 인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고블린족과 코볼트족의 차이는 키의 크기.

고블린은 사람의 아이처럼 키가 작고 코볼트족은 인간과 그리 차이 없는 신장이다.

 

복장은 모두 수인들보다 정교한 물건을 입고 있으며 그 지성의 높음이 엿보인다.

내가 주목한 것은 그 손.

가는 몸에 어울리지 않는 커다란 손과 긴 손가락.

손재주가  용하다는 것이 자랑이라고 그들은 말했다.

 

그리고 묘족이든 고블린족이든 모든 종족이 인간에게 쫓겨서 강가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와서 이 땅에 도달한 것이라고 한다.

 

주민을 받는 것에 관해서는 나도 바라던 바이다.

그러나 이 번에 문제가 된 것은 주거 구별이다.

 

당초, 마을을 만들 때에는 종족의 차이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모두 같은 종족이라 치고, 나머지는 내가 사는 자들을 할당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 결과 만들어 진 것이 16구역이다.

 

하나의 구역에 47호.

1채의 집에 4~5명 입주한다 치고 한 지역에 188~235명.

예를 들어서 묘족은  300명 가까이 되며, 한 구역에 다 들어가지 못한 끝수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문제였다.

 

섞여도 괜찮지 않으려나 생각했지만 그래서는 마을의 치안이 곤란하다.

예를 들어 고블린족이나 코볼트족 따위는 동족 혐오나 견원지간이라 말할 정도로 사이가 나쁘다.

뭐, 그 원인은 키 크기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코볼트족과 그것을 질투하는 고블린족이라는 무척 김빠지는 것이었지만.

 

어쨌든 종족이 뒤섞이면 틀림없이 분쟁의 씨앗이 된다.

그럼 종족별로 나눠서 살면 정말 괜찮은가.

 

그 경우, 보다 큰 집단끼리의 싸움으로 번지기 쉽다고 예상된다.

하지만, 그에 관해서는 내가 중재를 하면 된다.

 

요컨대 눈에 닿지 않은 소소한 다툼은 곤란하다는 판단이다.

나로서는 종족끼리 뭉쳐서 그 장이 자신의 부족을 통솔하는 방식을 취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해서는 결국, 울타리를 사용해서 구역을 비트는 것으로 대응했다.

또한, 울타리 내에서는 타 종족원이 허가 없이 들어갈 수 없도록 말해 두었다.

물론, 나는 무허가로 들어가지만.

 

마을의 주거 수에는 아직 여유가 있다.

하지만, 그들이 아이를 이루고, 일족을 늘려 가면 곧 마을은 가득 찰 것이다.

마을 밖으로 새로운 주거지를 만드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농업도 순조롭다.

처음에는 적자나 다름없었지만 점점 개선되어서 이미 흑자로 되돌아 섰다.

사람이 늘어나면 흑자폭도 더욱 커지겠지.

 

――그리고 또 온화한 시간이 지나서 내가 이세계에 온 지 2년 정도 경과했다.

이 해에, 마침내 마을은 인간과 실제로 마주하게 된다.


출처 : https://ncode.syosetu.com/n8031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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