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만드는 능력!?#015, 랑족

 미라를 무사히 데리고 돌아오고 마을에는 다시 평화로운 나날이 찾아왔다.

 

――그리고 일련의 소동으로부터 며칠 뒤.

 

그날은 밭일을 끝낸 랑족원들이 저녁식사를 마치고, 목욕을 하고, 하루 일과를 대부분 완료했다.

 

하늘에는 밤의 장막이 내리고 있다.

그렇지만 비가 내리지 않는 땅이기에 월광이 아무런 방해받는 일 없이 대지에 내리쬐고 주위는 조명이 없어도 발밑의 시야가 명료할 정도로 밝았다.

 

그런 가운데 다수의 발소리가 대지를 울렸다.

마을 제1구역의 랑족 족장 지하루의 저택으로 속속 랑족 남정네들이 모인 것이다.

 

"여어, 무슨 모임인지 알고 있나?"

"아니, 난 아무것도 못 들었어"

 

잇달아 랑족의 남정네들이 족장의 저택으로 들어간다.

저택의 내부는 방과 방을 막는 맹장지가 분리되어 있어서 네 개의 방이 연결되어 있었다.

만들어진 것은 수직의 커다란 방.

열어젖힌 창문에서 쏟아지는 달빛이 이 방 가장 안쪽에 있는 지하루 족장을 비추고 있다.

 

이윽고 족장은 허공으로 혼자서 중얼거렸다.

 

"이걸로 전부인가"

 

족장의 앞에는 랑족의 남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앉아있었고 방금, 마지막 한 사람이 찾아왔다.

족장의 집에 사는 고아들은 지금 다른 집에 맡겨져있으며  이곳은 밀담의 양상을 띠고 있다.

 

"어떠냐, 미라의 상태는"

 

"남보다 갑절은 밭일을 하고 있어요, 아버지도 잘 알고 계시죠"

 

지하루의 질문에 대답한 것은 남정네들의 가장 앞줄에 앉은 아들 조안.

 

"음, 그랬지"

 

지하루는 빙그레 따뜻함이 느껴지는 미소를 지었다.

장이 된 자, 일족의 부모가 되어야 한다.

즉, 미라도 또한 자신의 귀여운 딸이다.

 

"그래서 오늘은 뭐야, 족장. 내일도 바쁘니까 빨리 끝마쳐줘"

 

바닥에 한쪽 다리를 꿇어앉은 남자들 중, 한 남자가 목소리를 냈다.

 

"다름 아니라 후지와라 님의 일이다"

 

족장은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것은 마을의 장인 노부히데 앞에서는 결코 보이지 않는 표정이다.

 

일동이 술렁거리며 긴장이 느껴졌다.

어떤 자는 주먹을 강하게 쥐고, 또 어떤 자는 침을 삼켰다.

 

"난 싫다고!"

 

무엇을 상상했는지 한 청년이 일어서며 목소리를 냈다.

그 이름은 보즈가도.

노부히데와 함께 미라를 찾으러 간 남자이다.

 

"이렇게나 잘 대해주잖아! 이대로 괜찮잖아!"

 

"뭘 착각했는지 모르겠다만 후지와라 님에게 해를 끼릴 생각은 없네. 분별없는 말하지 마라"

 

지하루 족장의 말에 모두 노골적으로 안심한 표정을 지었다.

누구나 보즈가도와 같은 의심을 품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 대체 뭐야"

 

보즈가도가 자신이 지래 짐작한 것이 부끄러운지 표정을 붉히며 앉자, 이번에는 다른 자가 물었다.

 

"음. 분명 우리는 이대로 후지와라 님을 따를 생각이다.

그렇기에 두려워해야 하는 것이 후지와라 님의 변심"

 

"아니, 후지와라 님이 우리를 버릴 일 따위는――"

 

 "왜 그렇게 말할 수 있나. 후지와라 님은 인간. 우리는 랑족.

지금은 후지와라 님 주위에 인간이 없다. 하지만 만일 이 땅까지 인간이 찾아온다면 어찌 될까?

아니, 인간만이 아니다. 인간의 난폭함을 생각해보면 우리 이외의 수인이 이 땅에 올지도 모른다.

그럴 때, 우리가 지금과 같은 대우를 계속해서 받는 것이 가능한가?"

 

"……"

 

질문을 한 자는 침묵했다.

다른 자들도 대꾸 한마디 없이 입을 다물었다.

족장은 말한다.

 

"――그래서다. 후지와라 님도 랑족이 되어주셨으면 한다"

 

"……?"

 

이야기의 의도를 잡을 수 없다.

인간은 인간. 랑족은 랑족.

바꿀 수 없다.

전원이 지하루 족장에게, 무슨 말하는 거야 이 녀석,이라는 불쌍한 사람을 보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그 눈은 그만두지 못하겠느냐.

딱히 늑대종으로 다시 태어나 달라든가 그런 영문도 모를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럼, 무슨 말인가요"

 

일동을 대표해서 아들 조안이 지하루 족장에게 물었다.

 

"간단한 일이다. 우리 일족에게서 신부를 받아서, 자식을 만드는 거다"

 

오오오……라며 누구나가 감탄했다.

확실히 아이를 만들면 그것은 결코 끊어지지 않는 인연이 된다.

종족의 차이.

노부히데가 다른 종족이라는 사실이, 모두의 머릿속에서 혼인이라는 단어를 잊어버리게 했다.

 

"그럼, 우리 딸을!"

"아니, 우리 딸을!"

"아니지 아니지, 우리 마누라를!"

 

딸을 가진 자가 앞다퉈, 노부히데와 딸의 혼담에 입후보한다.

 

약 1명이 이상한 것을 말하는 자가 있었지만, 그건 모두 무시했다.

 

이 땅의 모든 것을 맡고 있는 노부히데다.

딸이 노부히데에게 시집가는 것은 영예 이외에 그 무엇도 아니다.

게다가 자신의 딸이 노부히데와 혼인하면 그 부친으로서 무언가 떡고물이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타산도 있었다.

특히 그들은 술을 정말 좋아해서 자신의 딸이 노부히데와 결혼하면 축하주를 잔뜩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이다.

 

"네 딸은 아직 8살이잖아!"

"시끄러, 어린애를 좋아하는 변태일지도 모르잖아!"

"우리 딸이 제일 예뻐!"

"뭔 소릴! 니집 호박보다 우리 딸이 훨씬 미인이다!"

 

혈기 왕성한 자들뿐이다.

딸을 가진 자는 모두 일어났고 당연한 것처럼 추잡한 다툼이 발발했다.

 

"그만두지 못하겠나!!"

 

대갈.

환갑에 가깝다고는 하나 아직 젊은  사람에게 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족장이다.

그 패기에 이르러서는, 지금까지 새긴 인생의 주름도 합쳐져서, 굉장한 것이었다.

 

일동은, 족장의 박력이 가해지자 몸을 움찔하고 떨면서 머리의 삼각 귀를 추욱 눕히고 조용히 다시 앉았다.

그리고 모두는 고쳐 생각하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실은 이미 정해뒀네"

 

그러나 족장의 입에서 방출된 것은 신부 후보가 이미 결정되었다는 충격적인 한마디.

에에……엣, 그럴수가……, 라며 딸을 밀고 있던 자들은 분한 것처럼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누구예요?"

 

조안이 지하루 족장에게 물었다.

그러자 족장은, 한 번 모두를 둘러 본 후, 그 이름을 입에 담았다.

 

"라즈리다"

 

오오……하며 모두 술렁거렸다.

미혼인 자들 중 가장 아름답다고 말해지는 소녀.

라즈리가 걸으면 랑족 남자들은 모두 되돌아본다.

그 모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후우라는 한숨이 흘러나온다.

그만큼 미녀였다.

 

"그 자라면 후지와라 님에게 적합하겠지. 이견이 있는 자는 있나?"

 

다시 족장이 슬쩍 모두를 둘러본다.

 

"뭐, 라즈리라면……"

"맞아, 내 딸이 나설 차례가 아니군"

 

그 미녀를 앞에 두고는 아무리 자신의 딸이 귀엽더라도 나설 차례가 아니다.

누구라도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그럼, 정해진 것 같군. 내일, 나는 후지와라 님과 라즈리를 대면시키마.

반드시 이 혼담을 성취시켜서 우리 일족을 번영시켜 보이겠네!"

 

벌떡 하고 일어서서 주먹을 치켜들고 선언하는 족장.

그러자 일동에게서 와앗이라는 환호가 울렸다.

그 후, 무슨 일이 있을 때를 위해, 노부히데가 족장에게 건네 준 술단지에서, 모두에게 한 잔의 술을 대접하고 오늘 밤은 해산했다.

 

 

어느 날 정오를 조금 지난 무렵.

 

노부히데에게 지하루 족장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 내용은 조용한 장소에서 대화하고 싶다는 것.

 

도대체 무슨 일일까 하고 노부히데는 머리를 갸웃거렸다.

용건을 물었지만 말을 흐리기만 하고 요건을 말하지 않는다.

자택에 초대할 수도 없었기에, 일단 회담은 족장의 집에서 실시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제 와서 습격 따위는 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면서도 일단 무장을 하고 트럭으로 족장의 집으로 향했다.

일부러 트럭으로 방문한 것은 무슨 일이 있으면 금방 도망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입구에는 족장이 서 있었다.

평소처럼 이쪽의 눈치를 살피는듯한 미소를 띠고 있다.

 

"잘 오셨습니다. 자자, 이쪽으로"

 

족장의 집은 다른 집들과 달리 가장자리로 한줄기 복도가 있고, 그 한쪽으로 방이 4개 정도 줄지어 있다.

그리고 복도를 지나 가장 안쪽으로 안내받았는데 거기에는 한 여성이 앉아 있었다.

 

"족장, 이건……?"

 

난처한 표정으로 물어보는 노부히데.

그러자 족장은 시침 떼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번에는 부디 우리 부족에서 가장 미인인 라즈리를 후지와라 님에게 장가보내고자 이런 자리를 마련했을 따름이옵니다"

 

"네……?"

 

경악. 절구.

노부히데에게 터무니없는 놀라움이 덮쳐졌다. 

 

(장가? 결혼? 누구랑?

나와 이 여성이……?)

 

노부히데의 뇌 속은 놀라움을 넘어서 혼란으로 바뀌었다.

아니 어쩌면 이 자리에 있는 것이 그녀가 아니었더라면 노부히데도 이렇게나 동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랑족에게 있어서 미녀란 과연 무엇일까.

그 이름이 나타내듯 랑족이란 늑대가 진화한 것이며, 또한 그들은 늑대였다는 사실에 굉장한 자부심을 품고 있다.

그건 신봉이라 말해야 좋을지도 모른다.

때문에 그들의 미의 기준은…….

 

노부히데가 눈을 두리번거리고 있으니 라즈리가 노부히데에게 슬쩍 웃음 지었다.

랑족의 모두에게는 마음이 뺏길 정도의 미소이지만 노부히데의 마음을 떨게 만들지는 못 했다.

 

왜냐하면 거기에 있는 것은 털이 엄청나고, 안광이 날카롭고, 코에서 입에 이르기까지 앞으로 크게 돌출된, 그야말로 늑대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그렇다, 라즈리는 한때 늑대였던 무렵의 피를 진하게 이어받은 여자였던 것이다.

 

라즈리가 미소 지은 입 사이로 날카로운 송곳니가 보인다.

노부히데로 치자면, 그것은 늑대가 먹이를 앞에 두고 흉악한 웃음을 짓는 것처럼 보인다.

 

(으아아아아아)

 

동요가 더욱 격렬해진다.

인간은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면 생각이 안정되지 못한다.

평소에는 그럭저럭 회전되는 노부히데의 뇌도 지금 와서는 그 사고력을 정지시키고 있다.

 

"오오, 라즈리의 지나친 아름다움 탓에 후지와라 님도 떨고 계시는군. 그럼, 나머지는 젊은 사람끼리 편안히"

 

무언가 착각하고 방을 떠나버린 족장.

잠깐 기다려라고 말릴 세도 없다.

노부히데는, 선의를 가지고 접촉한 족장의 별로 달갑지 않은 행동을, 마음속으로 원망했다.

 

"후지와라 님, 부디 앉아 주세요"

 

라즈리의 음색은, 그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무척 아름답고 상냥했다.

 

(아아……그녀에게 악의는 없구나……)

 

이 시점에서 점차 노부히데는 냉정해졌다.

갑작스러운 늑대 얼굴 여성과의 맞선.

족장의 진의는 대략 알았다.

그러므로 노부히데는 어떤 의미에서 보자면 그녀도 희생자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곤 노부히데는 물론 혼담을 거절했지만, 라즈리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상당히 신경 썼다나 뭐라나.


출처 : https://ncode.syosetu.com/n8031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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