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만드는 능력!?#008, 주민이 온다 2
그리고 또 며칠이 지났다.
나는 침대에서 벌떡 하고 상체를 일으킨다.
커튼 너머에서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고 침대 위의 시계를 보니 늦은 아침 정도였다.
늦은 아침이지만, 딱히 상관없다.
직장에서 전화가 걸려 올 일도 없고, 이곳 이세계는 매일이 일요일이나 마찬가지다.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는 것이 이 세계에서의 라이프 스타일이다.
하지만 그날, 내가 눈 뜬 것은 스스로 일어났기 때문이 아니었다.
내 기상은 외부에서 들리는 잡음으로 인한 것이었다.
"뭐지?"
나직이 중얼거리며 침대에서 내려와 창문을 열었다.
들리는 것은 탕탕하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이다.
"어때! 올라갈 수 있겠냐!"
"안돼! 손이 닿지 않아!"
문을 두드리는 소리뿐만 아니라 사람의 목소리도 들린다.
다시 말해 침입자인가.
마을의 돌담을 넘고 더욱이 내 자택의 축벽까지 넘으려는 것 같다.
하지만 유감이군.
마을의 5미터 돌담과는 달리 자택의 축벽은 20미터.
돌담의 구조는 위로 갈수록 가파르게 되어 있으며(무샤카에시), 다시 말하자면 축벽은 높으면 높을수록 수직으로 길게 늘어져 있으며 오르기 힘들게 되어있다.
또한 축벽 위에는 망루가 세워져 있다.
틈이 있는 돌담은 오를 수 있어도 발 디딜 곳 없는 벽은 오를 수 없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도구를 사용하면 성가시다.
나는 서둘러 호신용 장비를 착용하고 권총과 소총을 들고 집을 나섰다.
정원에는 캐서린이 이런 상황임에도 소란 떨지 않고 평소처럼 뒹굴며 자고 있다.
그것을 보고 다소나마 내 마음이 냉정해졌다.
비상시이기에 진정해야만 한다.
그리고 나는 정문 옆에 있는 망루에 올라갔다.
손에는 쌍안경.
망루의 나무창으로 슬쩍 얼굴을 내밀고 엿봤다.
거기에 있던 것은 백 명, 아니 이백 명은 될 것 같은 집단.
게다가, 어쩐지 평범하지 않다.
쌍안경의 렌즈 끝으로 언 듯 인간처럼 보이긴 하지만 노골적으로 털이 많은 자들이 보였다.
개중에는 완전히 인간을 일탈한 짐승의 얼굴인 사람도 있었다.
독특한 무늬가 새겨진 전통의상을 입은 늑대의 얼굴을 가진 이족보행 생물.
뭐일까.
수인……으로 봐도 좋으려나.
"누군가 있다! 저기다!"
"아차!"
한 사람이 내가 있는 쪽을 가리켰고 나는 당황해서 얼굴을 숨겼다.
그런데 왜 내가 숨어야 하지
이곳은 나와 캐서린의 제국이며 내가 겸손 떨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나는 다시 얼굴을 내밀고 그들에게 외쳤다.
"무슨 일이냐!"
눈 아래의 군중에 웅성거림이 퍼졌다.
이윽고 그중에 한 사람이 큰 소리를 질렀다.
"나는 이 부족의 장을 맡고 있는 자입니다! 북쪽에서 찾아왔습니다만 이 광야에는 먹을 것이 없습니다! 뭔가 은혜를 베풀어 주실 수 없으신지요!"
과연, 굶주린 것인가.
쌍안경으로 다시 들여다보니 모두 깨깨 말랐다.
무척이나 먹을 것이 부족한 모양이다.
작은 어린아이도 있다.
돕는 것에는 인색하지 않다.
하지만 그들이 야도(野盗)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없다.
문을 여는 순간 송곳니를 들이밀면 곤란하다.
"괜찮겠지! 하지만 이쪽은 너희를 신용하지 않는다!
알겠냐, 잘 들어라! 우선 문에서 멀리 떨어져라! 식사는 그 뒤에 문 밖으로 옮겨라! 내가 허가하기 전에 절대로 움직이지 마라!
알겠냐!"
또다시 웅성거림이 일자 한 박자 뒤 족장이 입을 열었다.
"아, 알겠습니다!"
족장은 대답을 했고 패거리는 문에서 떨어졌다.
하지만 잠깐 기다려.
"족장! 전부 몇 명있나!"
인원을 모르면 식사를 준비하는 것도 곤란하다.
족장은 발을 멈추고 대답했다.
"180명 정도 됩니다!"
정도가 대체 뭐냐고. 정도가.
"알겠다! 이제 가도 좋다!"
그것을 끝까지 확인하고 나는 망루를 내려와 정문 뒷면으로 이동했다.
【밥통】【×20】3000엔×20=6만 엔
【취반백미10홉】【×20】3200엔=6만4000엔
우선 밥통을 구입하고 거기에 뜨끈한 갓 지은 밥을 구입.
준비한 것은 여분도 포함해서 200인 분이다.
에도의 쌀은 10홉으로3200엔.
즉1홉320엔(1홉은 약150그램).
이게 밥하기 전의 쌀이라면 1홉이160엔이 된다.
내가 현대 일본에서 구입했던 저렴한 쌀은, 10킬로2500엔. 즉1홉37.5엔.
현대와 비교하면 에도시대의 쌀값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뭐, 당연한가.
현대에서는 기계를 사용해서 보다 효율적으로 쌀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농약이나 비료 따위의 차이도 현격하다.
그 생산성은 에도시대의 농업과 비교할 바가 못된다.
그리고 에도시대의 물가는 높았던 것도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 시대에는 외국으로 금을 유출할 때까지 금광에서 으힛으힛했을 터이다.
그럼 쌀은 준비되었는데 그것뿐이라면 싱거우니 반찬도 준비했다.
【통】【×10】3000엔×10=3만 엔
【된장10킬로】【×2】8400엔×2=1만6800엔
【소금구이 정어리50마리】【×8】5000엔×8=4만 엔
통에 넣은 된장과 구운 정어리.
물고기는 다른 종류도 많이 있었지만 정어리가 가장 쌌기 때문에 이걸로 했다.
에도 시대에는 정어리가 서민의 친구였던 것 같다.
"뭐, 이 정도면 됐나"
혼자서 애쓰는 나.
너무 호화롭게 만들어도 그들의 앞날이 좋지 않겠지.
나머지는 식사와 예상되는 그릇과 숟가락, 그리고 물도 준비.
【통】【×6】3000엔×6=1만8000엔
【산의 샘물】0円
【공기】【×400】500엔×400=20만 엔
【나무 숟가락】【×200】300엔×200=6만 엔
공기는 물을 마시는 용도도 포함해서 400그릇.
나무 숟가락을 바닥에 놓을 수는 없으니 비어있는 통 안에 채웠다.
좋아, 그럼 옮길까.
하지만 그전에 그 패거리가 제대로 시킨 것을 지켰는지 확인해야겠지.
나는 다시 망루에 올라서 수인들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들은 나와 약속한 것처럼 아직도 멀리서 대기하고 있다.
다시 정문 뒤로 돌아서 문의 쪽문을 통해 밖으로 나온다.
그리고 소총을 어깨에 메고 낑낑대며 식사를 정문 앞에 날랐다.
"무, 무거워……"
꽤나 중노동이다.
무엇보다 수가 많다.
그런데 시야의 구석으로 수인의 움직임이 있었다.
나는 쳇하고 혀를 차고 허리에서 권총을 손에 들었다.
안전장치를 해제하고 하늘을 향해 한 발의 총탄을 발사.
탕하는 굉음 소리가 났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친숙한 것이다.
그러나 이쪽을 향해 오는 두 사람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듯하며 그들은 움찔거리고 발을 멈췄다.
"아까 경고했을 탠데! 내 허락이 있을 때까지 접근하지 말라고!
이건 경고다!"
그리고 다시 하늘을 향해 총격을 쏘아 올렸다.
두 수인은 다시 움찔하고 몸을 떨고 슬금슬금 돌아간다.
어쩐지 혼나는 목소리가 들리는데 둘의 독단전행에 의한 것일까.
그 뒤 어쨌든 식사를 옮긴 나는 축벽 안에 들어가 다시 망루에 올랐다.
"먹어도 좋다!"
창문으로 패거리를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꿀에 모이는 개미처럼 수인들은 식사에 몰려들었다.
모두 힘차게 달렸기 때문에 모래먼지가 걱정이다.
모처럼 지은 밥이, 맛없어지지 않으면 좋으련만.
"머, 먹을 거다! 정말 먹을거리다!"
지금까지 제대로 먹지도 못했는지 모두가 얼굴을 빛내고 있다.
그리고 가장 빠른 자가 정어리를 손에 들고 덥석 물었다.
"맛있어!"
기쁨의 소리가 창공으로 메아리 친다.
그것을 시작으로 앞다퉈 식사에 손을 뻗었다.
내가 어이 그릇이 있잖아 손으로 쥐냐.라고 내심 태클 걸고 있자니 그릇이 있는 걸 눈치챈 족장이 지시를 내렸다.
이걸로 어쨌든 질서는 지켜진 것 같다.
누군가가 먹을 기회를 놓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음식이 전원에게 돌아가고 식사가 시작되었다.
모두 얼굴에 미소를 지었고 와글와글 시끌벅적한 행복한 풍경이 거기에 있었다.
이윽고 족장이 이쪽을 올려보며 꾸벅하고 머리를 숙인다.
나는 거기에 손을 들어 대답하고 그들의 기쁜 듯이 식사하는 모습을 줄 곳 바라봤다.
잠시 지나자 수인들은 식사를 마쳤다.
그 자리에 배를 누르며 앉은 자가 다수.
모두 만족한 모습이다.
아니, 캐서린 같은 먹보도 있는지 텅 비어버린 통을 머리맡에 들이미는 자도 있었다.
그런 가운데 족장은 이쪽으로 얼굴을 향하고 외친다.
"저기! 식사 감사합니다!"
"신경 쓰지 마!"
나도 질세라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저기, 말씀드리기 죄송합니다만!"
말하기 힘든데 큰 소리를 질러야 하는 안타까움, 안다고, 잘 알고말고.
"말하고 싶은 바는 알고 있어! 식량 지원 말이지!"
"네, 넵!"
그야 그렇겠지. 그날 한정으로 식사한 것으로는 아무 의미도 없다.
그들은 내일도 살아가야 하니까.
그리고 이것은 내게 있어서도 찬스이다.
"조건이 하나 있다! 그 조건을 들어주면 한 달치 식량을 내주마"
"조건이 무엇이죠!"
"이야기가 듣고 싶다! 족장, 잠시 너의 몸을 빌리고 싶다!"
"몸을 빌린다니요!"
"말 그대로다! 너만 내 저택에 초대하지! 그 외의 자들은 아까처럼 먼 곳으로 떨어져 있어라!"
수인들에게 웅성거림이 커졌다.
인정할 수 없다, 속으면 안된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 반면 견디는 것처럼 침묵하고 있는 자.
그 자들은 내 제안에 찬성한 것이겠지.
그러나 몸을 양도하라 제안에는 긍정할 수도 없어서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다는 걸까.
하지만, 족장의 표정을 보고 다른 자의 의견 따위는 관계없다는 것을 잘 알았다.
"알겠습니다! 식량에 대해 잘 부탁드립니다!"
"반드시 약속을 지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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