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만드는 능력!?#006, 마을 만들기 3

나는 『마을 데이터』의 하부 커맨드에서 【마을 만들기】를 선택.

【마을 만들기】는 건물을 일일이 건설하는 번거로운 작업을 단순화하기 위한 것이다.

눈앞에 본거지 주위의 입체지도가 나타나고 그에 부수적인 문자가 나타났다.

 

《이제부터 시뮬레이션을 개시합니다. 범위를 선택해주세요》

 

내비게이션에 따라 일단 본거지의 축벽 전 500미터 사방을 손가락으로 덧그려서 선택.

 

건물

시설

 

『건물』을 선택하고 우선 적당히 구획을 나눠서 집을 짓는다.

거기다 『시설』로 하수도를 만들고 가장 가까운 하천까지 늘였다.

어이쿠, 잊으면 안 되는 것이 화장실이다.

에도의 마을은 당시, 세계적으로도 가장 청결하다고 들었다.

그 이유는 각처에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손가락으로 화면을 조작해서 마을 각처에 화장실을 설치해나간다.

 

그 밖에도 우물이나 목욕탕을 만들고, 또한 마을 중앙에는 대로를 만들고 그에 따르는 여관이나 상점을 건설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을의 범위를 조금 넓혀서 마을을 둘러싸도록 높이 5미터의 돌담을 쌓았다.

 

"이 정도면 될려나……"

 

시행착오를 거듭해서 마침내 마을 완성 예정도를 만들었다.

마을


 

           북

           ↑

         서← →동

           ↓

             남

┌───── 문 ─────┐

│      ││      │

│16 15  ◎││◎ 14 ⑬│

문12 11  ◎││◎ 10 9문

│8 7 ◎││◎ 6 5│

│4 3 ◎││◎ 2 1│

│     ││     │

└────-┐문┌-────┘

     ┌──┐

     |자택|

     └──┘

 

 

◎……상점이나 여관 따위

⑬16……공터

 

마을은 대로를 제외하고 16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13번 구역과 16번 구역은 무슨 일이 생겼을 때를 위한 예비 공터.

기타 다른 구역은, 한 구역 당 100미터의 면적을 가지며 그 지역은 다시 8개로 구분되며 거기에는 47채의 주택이 있다.

 

┌────────────┐

│ 큰  집  ● 집   집   집 ●  집 │

│ 집  집  ○ 집   집   집 ○  집 │

│============│

│집  집  ● 집   집   집  ●  집  │

│집  집  ○  집   집   집  ○  집 │

│============ │

│집  집  ●  집   집   집  ●  집 │

│집  집  ○  집   집   집  ○  집 │

│============ │

│집  집  ●  집   집   집  ●  집 │

│집  집  ○  집   집   집  ○  집 │

└────────────┘

 

대가……지역의 대표자가 사는 커다란 집

=……길

○……우물, 목욕탕

●……변소

 

한 구역은 8개로 구별되어 있으며 여섯 채의 주택마다 우물과 목욕탕, 변소를 설치했다.

주택 한 채의 크기는 100평방 미터의 토지에 16평(약 53평방 미터)의 단층집. 

이것은, 밀집 도시이지만 화재의 피해가 심각했다는 에도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다.

요컨대 정원 구역을 확실하게 설정해서, 화재 시 연소(延?)를 막으려는 것이다.

 

그리고 돈은 들지만 각 주택의 구조를 도조즈쿠리(土?造)의 기와지붕으로 해 두었다.

도조즈쿠리로 해 둔 것 역시 내화성이 정평이 나있기 때문이며 기와지붕은 메인터넌스(maintenance)가 거의 필요 없는 그 내구력을 높이 산 것이다.

 

자, 이걸로 시뮬레이션은 끝.

여기까지의 총액은 무려 301억 5320만 엔.

민가가 658호(채) 밖에 없는 작은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돌담과 주택은 물론이며 하수도에도 야금야금 돈이 든다.

 

이 이상 마을을 확대하는 것은 자금 면에서 현실적이지 않겠지.

그렇다 하더라도 작게 만드는 것은 아쉬운 기분이 든다.

 

나는 얼마간 생각한 뒤 결단하고 화면 모서리에 있는 【완성】이라는 패널을 만졌다.

 

【이 마을을 구매하겠습니까】【네/아니오】

 

떨리는 손가락으로 【네】를 누른다.

집 밖에서 들리는 쿠구구구구궁 거리는 땅울림과 같은 소리.

 

사 버렸다.

300억 엔이나 하는 막대한 쇼핑.

이제 남은 자금은 대략 500억 엔.

초기 자금 1000억 엔에서 딱 절반인 금액이다.

 

그러나 이제 후회해도 늦었다.

나는 3만 8000엔(정가 380엔) 짜리 규동(牛?)을 구입하고 늦은 점심과 함께 마을이 완성되기를 기다렸다.

 

몇 시간 후.

 

식사를 마치고 소파에서 뒹굴뒹굴하며 여유롭게 잡지를 읽고 있노라니 밖에서 울리는 소리가 멈췄다.

나는 마을을 보러 가려고 집을 나섰다.

 

"오오……, 이게 내 마을……"

 

마을

탄성이 새어 나왔다.

성곽 밖에 보이는 눈앞에 펼쳐진 무수한 건물들.

조금 옛날풍의 훌륭한 거리가 그곳에 있었다.

 

내 목이 꿀꺽하고 울린다.

눈앞에 있는 마을을 내가 만든 것이다.

신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뭔가 특별한 존재가 된 기분이다.

 

그럼, 바로 내 마을을 둘러보자.

우선 민가.

음, 하얗다.

도조즈쿠리이며 백석회(白石灰)를 주성분으로 한 회반죽이 마무리로 칠해진 것이 원인이다.

이 하얀 벽과 기와지붕 탓에, 에도라기보다는 메이지 같은 분위기의 거리가 돼버렸다.

아니, 딱히 불만인 것은 아니지만.

 

민가 안으로 들어가니 현관 입구에 부엌이라고 할 수 있는 도마(土間)가 있었고 창문이 설치되어 있다.

현관에서 토코노마(床の間)에 올라서니 앞뒤로 두 개의 방이 있으며 창문을 통해 빛이 내리쬐고 있었다.

 

다음으로 공공장소로 발길을 옮겼다.

우선 수동 펌프식 우물과 씻는 곳(洗い場).

여기에는 생활 배수용 하수도로서 도랑(側溝)이 뚫려 있으며, 파놓은 도랑의 주위를 나무틀로 둘러싸고 있으며 또한 그 위에 나무 뚜껑이 놓여 있다.

 

이 하수도는 마을 전체에 둘러쳐져 있으며 그것들은 하나로 모여서 돌담문 아래를 지나서 마을 밖의 강으로 향한다.

마을에서 나온 하수도는 막히지 않도록 도랑의 폭을 넓게 했고 또한 쉽게 손상되지 않도록 돌로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이 하수도는 어디까지나 생활용 배수를 위한 것이며 분뇨용은 아니다.

이런 밀폐성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하수도에 분뇨를 방류하면 순식간에 마을에 지독한 냄새가 풍기고 전염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이유로 다음은 화장실.

넷으로 구별된 작은 소옥(小屋), 거기에는 소변기와 개인 변기가 두 개씩 줄지어 있다.

개인 실 안의 뻥 뚫린 변소는 발을 헛디디면 큰일 날 것 같다.

밤에 어두워지면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이다.

 

화장실에 대응하는 하수도는 없으며 오물은 국자로 떠올려 거름통에 넣고 먼 곳에 버리고 와야 한다.

마을 주민이 오면 강이 아니라 먼 곳에 구멍을 파서 묻게 하려고 생각한다.

 

그 밖에도 공공장소에는 목욕탕이 있으며 8평 정도되는 퍼올린 소옥 안에는 고에몬부로(五右衛門風呂)가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주거지를 지나서 큰길로 가면 20미터되는 도로의 좌우에 상점이나 여관이 늘어서 있다.

음, 실로 멋진 전망이다.

 

이리하여 마을 전체를 둘러 본 셈인데, 이거 참 에도도 굉장하네라는 진부한 감상이 떠올랐다.

 

여하튼 자택을 만들고 마을을 만들었다.

이걸로 더 이상 할 일은 없다.

남은 것은 마을 주민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인데……일단 여기서는 침착하게 현재의 상황을 검토하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려고 한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때까지는 깊게 생각하지 않고 이런 거창한 마을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아니 뭐 나로서는 나름대로 생각한 바는 있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사태 탓에 냉정하지 못한 것임은 분명하다.

무언가 불안함을 채우려는 것처럼, 불안함을 지우려는 것처럼, 『마을을 만드는 능력』을 사용했다.

그렇기에 나는 장래에 대해서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후지와라

소파에 앉아서, 책상에 노트를 펼치고 샤프를 들고 끙끙거렸다.

노트에는 이세계에서 살아가기 위한 『목적』, 『장기목표』, 『단기목표』가 쓰여 있다.

 

우선 『목적』.

이세계에서 평화적이고 문명적인 삶을 영위한다.

 

다음으로 『장기목표』.

능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돈을 구한다.

 

그리고 『단기목표』.

돈을 구하기 위해 마을에 주민을 받고 세금을 거둔다.

 

마지막으로 『단기목표』에 대응하는 『행동』이 문젠데…….

 

으음. 어떻게 마을에 주민을 받을 것인가.

애초에 여기는 어디일까.

어느 나라의 일부일까, 아니면 아무도 없는 땅일까.

 

만약 이  땅이 나라의 일부라고 한다면, 영주에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복종인가, 교섭인가, 아니면……항전인가.

 

【제품 카탈로그】에는 『군사』라는 카테고리가 있다.

에도시대의 화승총에서부터, 현대의 전차에 이르기까지 돈만 있으면 구입이 가능하다.

 

"편안한 잠을 깨는구나. 죠오키 센(上喜撰) 겨우 넉 잔으로, 밤도 지새며" 

 

죠오키 센이란 증기선(蒸?船), 넉 잔이란 네 척(隻).

이것은 에도막부에 개국을 요구한 겨우 네 척의 증기선이 막부를 크게 공포에 떨게 만든 것을 읊은 노래이다.

이른바 포함외교(砲艦外交)라는 것이다.

 

중세 유럽 정도의 발전 상태라면 현대의 무기를 사용해서 이 노래와 같은 것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법의 존재가 불온(不?)하다.

게다가 나 자신도 야만적인 것은 질색이다.

 

아, 생각이 정리되지 않는다.

여기가 아무도 없는 땅이라면 주민은 필요 없으니 나는 이대로 느긋하게 살면 되려나?

 

재해는 어쩌지. 지진, 태풍, 번개, 분화, 쓰나미.

여기는 재해에 휘말리더라도 생활을 보장해주는 그리운 일본이 아니다.

 

의지할 수 있는 건 자신뿐.

그렇기에 역시나 주민을 원한다.

집단은 힘이다.

 

만약 근처에 마을이 있다면 떠오르는 주민 후보는 고아, 또는 노예 정도인가.

아니면 영주와 담판을 짓고 그곳 주민들에게 입식(入植) 해달라고 할까?

 

으음, 까다롭네.

하아……, 살 곳이 없어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으려나.

 

그렇다고 해서 신의 『생활의 기반을 만들 장소에 보낸다』라는 말을 믿는다쳐도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될 대로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니, 그건 어디까지나 최저한의 기반일 것이다.

나는 최저한의 기반을 이미 얻었다고 생각한다.

으음―…….

 

이런 식으로 우왕좌왕하면서 그날은 펜을 쥐고 노트와 계속 씨름했다.

결국 나온 결론은 내일 이후에 주변을 조사하는 것이다.

 

――그리고 날은 저물어 간다.

 

후지와라

밤도 깊어서 침대에 누웠다.

이세계에서 첫 밤.

그건 무척이나 고요했다.

고요해서 마치 세계에 나 하나 밖에 없는 듯한 감각.

이불을 덮어도 추운 것은 기온 탓이 아니다.

 

전기는 끌 수 없었다.

적어도 빛 뿐일지라도 현대의 문명에 잠기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아무래도 잠들지 못 했다.

 

팔에 착용하고 있는 시계는 0시를 넘어섰다.

애당초 이세계의 하루가 24시간 이라고는 단정 지을 수 없다.

 

나는 자려고 눈을 감고 문득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하고.

 

분명히 말해서 나는 제법 풍족하다.

현대 문명에 둘러싸여서 잠자리에 들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들은 어떨까.

 

마을에 있을까.

제대로 밥은 먹었을까.

지붕이 있는 장소에서 잠들었을까.

 

――쓸쓸하지 않을까.

 

그리 생각하며 바보 같다고 자조했다.

이런 현대 주택에 살고 있는 나조차도 가슴이 조일 정도로 감상에 시달리고 있다.

그들이 가혹하지 않을 리 없다.

 

나는 힘내라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눈을 감았다.

후지와라


……하지만 역시나 잠들 수 없어서 일어서서 밤새 코미디 영화를 감상했다.


출처 : https://ncode.syosetu.com/n8031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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